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 세 가지

잉여생산물 2010. 7. 28. 20:49

*2010년 1학기 '사회조직과 직업' 과목의  기말 리포트로 제출한 글입니다.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 세 가지>

1.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

매년 끊임없이 대학가에서는 학기 초의 신입생 환영회와 같은 행사 중에 신입생들의 사망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건이 매년 끊이지 않고 대학가에서 되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선배들의 음주 강요와 군기잡기식 교육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상명하복의 군대도 아니고 조직의 목표를 위해 서로 직위가 주어진 기업도 아닌 대학교에서 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음주를 강요하고, 얼차려를 주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을까?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인은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가 대학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학교 조직인 대학생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는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는 어떠한 것이 있으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 글에서는 대학뿐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여러 조직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국 사회에 잘못된 조직 문화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각각의 잘못된 조직 문화의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2.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 세 가지

1)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

일단 본인은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 자체는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을 위해 필요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대 문화의 오용으로 인해 한국 사회의 조직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으며,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징병제인 우리나라는 남성의 거의 대부분이 군 복무를 하게 된다. 군대에서는 속된 말로 ‘까라면 까’라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근본에 깔려 있는 조직이다. 이러한 군대에서 2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며(본인의 경우) 군대 문화에 익숙해진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남성들은 전역 후에도 군대에서의 강력한 조직 문화를 버리지 못하게 된다. 그 후 남성들을 통해 군대 문화가 그대로 대학이나 나아가 사회 조직에 조용히 침투하게 되는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권력의 맛이란 것이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군 입대 후 어려움을 겪었던 졸병시절의 기억은 잊은 채, 군 생활 막바지에 누리게 된 권력의 맛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간직한 채로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를 계속해서 자신의 삶 속에 이어가려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 사회의 조직 문화는 '무조건 상사에게는 YES, 아랫사람한테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되면서, 조직이 정체되고 굉장히 보수화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군대에서의 그 강력한 조직 문화가 대학가에 나아가 사회에 매우 장시간 동안 침투한 결과, 윗사람은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존재이며, 반대는 허용되지 않고 무조건적인 복종과 굴종을 아랫사람의 미덕으로 치부하고 있다. 상명하복이 너무 철저하다보니 눈치만 보는 보신주의나 예스맨 현상이 일어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참신한 발상은 잘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물은 회사에 충성도가 떨어지는 직원으로 낙인을 찍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는 등의 많은 부수적인 문제점들도 생겨나게 된다.

2) 회식 문화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잦은 회식자리를 갖게 된다. 회식자리를 통해 조직의 사기를 높이며, 직원들 간의 친목 도모를 위해 저녁만 먹거나 간단한 술자리를 갖는 등의 회식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잘못된 회식 문화가 발달한 한국 사회 조직에서의 회식은 대체로 무조건 참석을 해야 하며, 개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술을 마셔야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의 회식이 대부분이다. 윗사람이 회식을 하자고 하면 꼭 참석을 해야 하는 것이고, 즉흥적으로 윗사람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질 경우에는 개개인의 스케줄이나 약속 등의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또한 체질상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있고 그 다음날 컨디션도 생각해야 하는데, 회식자리가 길어지면서 개인의 건강과 다음 날의 업무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조직에서의 회식 문화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회식자리 자체가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직장 상사에게 밉보이지 않으려는 조직 문화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체질상, 건강상, 사정상 술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특히 그 사람이 남성이라면 사회적인 패배자, 낙오자로 매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직장 상사에게 다들 가식적인 멘트를 날리며 밉보이면 안 되겠다는 일념으로 표정관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회식 문화는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회식 문화가 性관련 업소문화까지 연결되는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3) 잦은 야근

이것도 굉장한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되어진다. 물론 본인이 많은 조직에서 경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이 글에서 이야기 하는 야근에 대한 문제점은 한국 사회의 소규모 회사 조직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일처리만 업무시간에 집중하면 끝낼 수 있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본인도 조그마한 신문사에 다니면서 경험해 봤지만 위와 같은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일처리를 빨리 해봐야 집에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주거나 상사의 퇴근 전까지 퇴근을 못하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다들 빨리 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적당히 눈치봐가면서 일을 질질 끄는 것이다. 자기가 맡은 일을 빨리 끝내 봐야 퇴근도 못하고 상사나 동료들의 일을 도와주어야 하는데, 누가 빨리빨리 일을 마치려고 하겠는가? 또한 야근을 당연시하는 풍토와 야근수당을 당연히 안주는 풍토도 문제이다. 사람을 고용하고 추가시간에 근무한다면 이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의 회사원들 이라면 당연히 군말없이 야근을 하며 충성심을 보여야한다. 그렇지 않고 야근수당 요구하면 잘리거나 사표 쓸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야근이 생활화되면서 어느새 야근에 익숙해지고, 회사 생활의 효율성은 더 떨어지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물론 직원들의 야근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좋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실질적으로 개개인에게 나타나는 위와 같은 야근의 문제점들은 생각보다 큰 문제인 것 같다. 위와 같은 야근의 문제점으로 인해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게 되고, 정신적 스트레스와 건강을 해치는 일들이 지금 이 시점에도 한국 사회의 많은 조직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3.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의 원인

위에서 살펴본 세 가지 문제점들이 한국 사회의 모든 조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조직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조직 문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왜 한국 사회의 조직에는 위와 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첫 번째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에서는 군대 문화의 오용과 예를 중시하려는 유교사상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군대의 조직 문화를 그대로 사회 조직에 적용시키려는 행동과 기존의 한국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서열을 강조하는(예를 중시하는) 권위주의 문화가 상호작용하면서, 개인의 능력과 실질적 권력을 중시하려는 문화와 나이와 형식적 권력만을 강조하려는 문화 간의 갈등과 부조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인 회식 문화와 잦은 야근의 원인으로는 개인의 이익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중시하려는 집단주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어떠한 개인이든 어릴 적부터 집단의 의견 혹은 집단의 이익을 잘 알아야하고, 집단의 이익을 따르는 것을 미덕으로 배워왔기 때문이다. 개인의 이익과 집단의 이익이 상충하였을 경우에는 대화로 갈등을 해소하려 하기보다는 집단의 눈치를 보며 상대방의 감정 파악을 중요시 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조직 문화에서는 자신의 의견보다는 직장상사의 의견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아랫사람들의 조직에 대한 의무가 훨씬 강조되어 왔다.

4. 글을 마치며

다시 처음의 대학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신입생들의 사망 사건이 매년 발생하는데도, 대학에서의 미흡한 대처와 그 순간만 이슈화되면서 한국 사회 깊숙이 박혀있는 조직 문화의 병폐는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한국사회의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조직 문화로 인해 아직 사회생활을 경험하지도 못한 학생들조차 어른들의 잘못된 조직 문화를 쉽게 접하며, 어른들의 잘못된 조직 문화를 답습하려고 하고 있다. 근본적인 한국 사회의 잘못된 조직 문화에 대한 해결 노력 없이는 신입생 사망 사건과 같은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한국 사회의 조직 문화에 따른 병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권위주의와 집단주의로 인한 잘못된 조직 문화를 지양하며, 개개인의 능력과 의견을 중시하면서도 조직의 목표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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